(-)/잡다



영화 Sideways 의 주인공 마일즈는, 가장 좋아하는 품종으로 피노를 꼽는다. 


재배하기 힘든 품종, 껌질은 얇지만 성장은 빠르고 

까베르네와 달리 아무환경에서나 자라지 못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만 자라는 피노. 

끊임없이 보살펴줘야하고 시간과 공을 들여서 돌봐줘야하는, 

소박함도 느껴지고 

그렇다고 마일즈는 말한다. 



피노 누아  Pinot Noir. 

다름이름 ; Spätburgunder, Pinot Nero, Pignola(이탈리아), Pinot Tinto(스페인), Blauburgunder 

원산지 ; 프랑스 부르고뉴 

재배지역 ; 프랑스 부르고뉴와 샹파뉴, 독일, 오스트리아, 북부 이탈리아, 미국 오리건주와 뉴질랜드 등 


기후에 대단히 민감한 품종, 비교적 서늘한 지역에서 재배.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 와인은 다른 레드와인에 비해 밝고 부드러운 앵두색을 띤다고 한다. 


피노 누아는 최고의 샹파뉴를 만드는 품종이기도 하다. 

상파뉴를 만들 때는 껍질을 벗긴 피노 누아를 사용한다. 

즉, 껍질과 함께는 부르고뉴 레드/껍질 벗겨서 샹파뉴 




박찬일의 <보통날의 와인>에서는 피노 누아를 이렇게 묘사한다.   

 p.200 

'와인의 여왕’을 꼽으라면 단연 피노 누아가 첫손가락이다. 피노 누아 Pinot Noir는 그 자체로 여성의 캐릭터다. 프랑스 버건디(부르고뉴)가 고향인 이 품종은 지금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피노 누아가 잘 되는 땅은 와이너리의 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기르기 힘들고, 까다로우며, 섬세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이 품종은 ‘여성’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이 와인이 담기는 병조차 여성의 캐릭터다. 어깨가 높고 힘이 잔뜩 들어간 보르도 병과 달리, 피노 누아는 어깨가 유선형으로 뻗어, 마치 근대의 여성 치마처럼 풍만하게 뻗어 내려간다.


맛은 또 어떤가. 어릴 때는 가벼운 붉은 딸기향이 압도적이다. 약간 달콤하면서 새콤한 과일향이 새침한 어린 아이 같다. 그러다가 숙성되면 원숙한 여인의 체취 같은 은은한 꽃향기와 향수 냄새 같은 매혹적인 향을 낸다. 가벼우면 가벼운대로, 무거우면 무거운대로 여성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품종이다.